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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흐르고
78년 6월 30일 입대해서 논산신병훈련소, 원주통신훈련소, 보안사를 거쳐 그 해 말에 제515보안부대로 배치되었다. 515에서는 본부 군수과로 명령이 나서 별로 보안대스럽지 않은 515본부대에서 80년 5월까지 보냈다. 지루하던 군대 생활은 79년 10.26 이후 급격히 변했다. 80년 5월 신군부측의 역쿠데타 대책의 일환으로 보안사의 수도권일원 대전복업무 인원을 늘리는 과정에서 내가 차출되었다. 광주사태가 진행되고 있는 와중이었다.1차로 나를 포함해서 6명인가 같이 전출되었는데 상병이었던 내가 가장 고참이었다. 우선 용인에 있는 3군사령부 영내에 있는 3군사령부 보안부대(1003)로 갔다. 515에서 일선 배치되는 인원은 현지 보안부대로 배속된다. 1003에서 하루를 지내고 그 다음날 각자의 배치 ..
호소력 짙은 Nina Simone의 Don't Let me be misunderstood
보안사령부에서 515로 명령이 났다. 사령부에서 515를 통보리 통보리 하고 낮춰 부르지만 아무튼 사령부를 벗어나니 기분이 좋았다. 동기들과 같이 남한산성 근처 언덕 꼭대기에 위치하고 특전사령부와 이웃한 515에 도착 했다. 제길헐 515는 그냥 일반 군부대였다. 보안부대가 아닌것처럼 촌스럽고 군대 스럽다. 권력 기관의 면모를 갖춘 보안사의 특이한 모습에 익숙했던 우리는 다시 전형적인 군부대로 돌아온것이었다. 아~ 이래서 통보리 통보리하는구나 싶었다. 건물들도 전형적인 군부대 형태였고 연병장에 식당건물에 대부분의 장병들은 군복을 입고 근무하는 부대였다. 사복차림은 간혹 눈에 띄였다. 실망이다. 그래도 사병들의 머리는 좀 길었다.515는 전군의 통신보안을 관장하고 방첩관련 방탐 및 방수 기능을 수행하는 ..
2013년도 가을/겨울 고등어 제철에 시메사바 만들기 시 기 : 아무래도 추석지나고 9월은 넘어야 겠다 레시피 :: 맛객 버전 . 미각 고수들이 즐겨먹는 시메사바 레서피 고등어 : 목포 대X수산에서 대짜로 구입 (카페 가입완료) 수 량 : 1차 10마리, 2차 10마리 준비물 : - 오로시용 칼, - 슬라이스용칼, - 채반 10마리용 - 식초액 용기(락앤락 비스프리 12L) - 생선가시제거용 쪽집게(호네누끼) - 키친타월/참치해동지, 랩, 목장겁 맛객 시메사바 레시피 요약 식초액 준비 - 10마리분 - 고등어가 푹 담길 정도의 양이 되어야 함 (3~ Litter) - 재료 : 식초, 양파, 쪽파, 생강, 레몬/유자, 청주(백화수복 식초양의 20%) 기타 : 굵은 소금 5 kg 고등어는 크고 싱싱한 것으로..
취미로 회칼(사시미칼, 야나기바)을 갖춘다는게 좀 과한듯도 하지만 어쩌랴 좀 유별난 취미일 뿐이지. 평소 눈여겨 봐둔 마사히로 일식칼에는 4가지 급이 있다. 특선, 특상, 최상, 혼야끼. 제일 아래 등급인 '특선'은 황지강으로 되어 있어서 칼날경도 60~63이라고 하고 그 위서부터는 백지강으로 칼날경도 63~66이란다. 가격차이가 좀 있지만 백지강이 탐나서 '특상' 사시미칼로 샀다. 그래도 현찰신공으로 마이 싸게 샀다. 공돌이 눈으로 소개된 자료를 들여다 본 바로는 특선과 그 윗 등급과는 명시적인 차이가 있고 그 다음부터는 차이를 잘 모르겠었다. 경도가 다 같았다. 칼을 구입하고서는 한동안 공장 출하상태로 그냥 쓸까 했다. 전에 가지고 있던 일제 회칼도 갈지도 않고 잘 썼었다. 그런데 두번째로 회칼을 사..
대기병 내무반에는 기존에 와있던 인원이 우리 아홉명과 비슷한 정도로 있었다. 문제는 대기병 내무반 대장 노릇을하는 내무반장과 그 전입동기 2~3명 은 논산훈련소에서 직접 보안사로 전출된 병력으로써 후반기교육을 받고온 우리보다 단 몇 주라도 후임이라는 것이었다. 인사처 담당자가 우리들을 대기병 내무반으로 인도하면서 짧게 했던 말 "보안사는 전입순이다." 라는 말이 바로 이 경우를 두고 하는 소리였다. 대기병 내무반장에게 심하게 당한 것은 없으나 이것들이 선임기 노릇을 하면서 해라를 했다. 또 사역 차출 배정을 자기들 마음대로 정하는 권력을 행사했다. 우리 아홉명은 회의를 했다. "저것들 밟아버릴까? 우리가 군번도 빠르고 인원도 훨씬 많고..." 회의 결론은 보안사를 잘 모르니 좀 두고 보자였다. 그 다음날..
스파이더맨의 삼촌 벤 파커가 초보영웅 스파이더맨에게 말했다.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 고. 연전에 외둥이 핸캘 칼이 잘안들어서 궁리 끝에 거금(?)을 주고 중국산 검은색 세라믹 칼을 샀다. 너무 잘든다. 한동안 잘썼다. 프랑스에서 돌아온 큰애가 뭔 음식을 가끔 만들면서 자연스럽게 이 칼을 쓰게됐다. 얼마 후에 날이 이상해서 살펴보니 칼 앞끝 팁이 조금 부러졌고 칼날은 자글 자글 깨져서 톱날이 되어 있었다. 그래도 야채는 잘썰린다. 다행이다 했다. ㅜ.ㅜ. 검은색이어서 세라믹칼인지도 모르고 맊 썼는 모양이다. 좋은 칼을 쓰려면 그에 해당하는 만큼의 스킬이 있어야 한다. 칼 사용법도 사용법이거니와 칼관리에서 제일 어려운 대목인 칼 날세우기를 할 줄 알아야 한다. 그래서 누이가 준 여력으로 숫돌과 나..
쌍둥이칼로 유명한 독일 행켈(Zwilling J.A. Henckels)사의 주방식도는 세계 100대 명품에 꼽혔더랬다. 쇠를 다루는 기술력과 제품이 좋아서 또 명품 마케팅을 잘해서 주방용 칼제품으로 세계적인 기업으로 우뚝 섰다. 매출이나 브랜드력 측면에서 보면 주방용 칼제품의 지존이 되었는데 제품 성능 및 기술면에서도 지존으로 서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 바로 칼 잘만드는 일본 업체들 때문이었다. 결국 행켈사는 자사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려고 2004년 일본 도검업체들이 몰려있는 세키(Seki) 지역의 고급칼 OEM 전문업체 니파(Nippa)사를 사들였다. 그러고는 2004년말 일본 도검기술을 적용했다면서 최고급 제품군인 Twin Ceramax M66라는 제품라인을 내 놓았다. Ceramax M66는 ..
작년에 고등어초절임(시메사바)을 직접 만들려다 포기했다. 포기한 이유가 칼이었다. 깨끗하게 고등어살을 떠내려면(오로시) 일식요리사가 쓰는 오로시 전용 데바까지는 아니더라도 잘드는 식도라도 있어야 했다. 집에는 쌍둥이가 아닌 외둥이 행켈 식도가 한자루 있는데 잘안든다. 쌍둥이칼의 품위가 없는 외둥이 행켈은 중국산 이다. 8인치 쉐프칼(Chef's Knife)인데 손잡이부터 성의 없이 찍어 만든 고무그립에 날이 잘안든다. 칼가는 방법대로 갈아도 종이자르기 같은 성능은 커녕 시원찮은 그나마 세운 날도 금방 죽는다. 아 역쉬 싼칼이라 엉망이구나 했다. (초벌 연마용도 안될거 같은 잡 숫돌로 갈았으니 그럴 밖에) 이 참에 괜찮은 칼 한자루 장만하자 싶어서 생각한 칼이 행캘이 자존심 접고 일본업체를 사들여서 만들어..
얼마 전, 집 근처에 있는 이자카야 집의 그 날의 메뉴 칠판에 시메사바(고등어초절임)가 써져 있었다. 제철이 아닌것 같아 그날은 지나쳤는데 그 다음 날인가에 그래도 먹고 싶어 졌다. 그날 저녁 산보 삼아 나갔다가 그 이자카야 집에서 시메사바랑 사케 한 컵만 하자고 마음 먹고 갔더니 시메사바 엄따 란다. 몇 일전 둘째와 영화 설국열차를 보고 출출해져서 또 시메사바 초밥이라도 먹을 요량으로 제일 가까운 단X시 라는 회전초밥집에 갔다. 시메사바초밥을 시켰더니 ... 뭔 말도 안되는 다 백화되어 물에 불은 종이 씹는듯한 식감 제로인 시메사바가 얹어져 나왔다. "아 쒸- 차라리 메뉴에서 빼지 이게 뭐냐"는 모진말이 입 밖으로 튀어 나올뻔 했다. 나머지도 뭐 다 그냥저냥 내가 평타로 여기는 히로스시만도 못하다.(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