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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d & B

시메사바 유감

고부운 2013. 8. 23. 09:25

얼마 전, 집 근처에 있는 이자카야 집의 그 날의 메뉴 칠판에 시메사바(고등어초절임)가 써져 있었다. 제철이 아닌것 같아 그날은 지나쳤는데 그 다음 날인가에 그래도 먹고 싶어 졌다. 그날 저녁 산보 삼아 나갔다가 그 이자카야 집에서 시메사바랑 사케 한 컵만 하자고 마음 먹고 갔더니 시메사바 엄따 란다.

 
 

몇 일전 둘째와 영화 설국열차를 보고 출출해져서 또 시메사바 초밥이라도 먹을 요량으로 제일 가까운 단X시 라는 회전초밥집에 갔다. 시메사바초밥을 시켰더니 ... 뭔 말도 안되는 다 백화되어 물에 불은 종이 씹는듯한 식감 제로인 시메사바가 얹어져 나왔다. "아 쒸- 차라리 메뉴에서 빼지 이게 뭐냐"는 모진말이 입 밖으로 튀어 나올뻔 했다. 나머지도 뭐 다 그냥저냥 내가 평타로 여기는 히로스시만도 못하다.(히로스시도 집집마다 약간씩 다르다.) 강남 한복판에 있으면서 참 제값 못하는 다시는 안갈집으로 정했다. 그러고 보니 그 몇 년전인지 이 집이 압구정동 삼원가든 앞에 있을 때도 실망했던 기억이 났다. 역시 가던 집에 가야한다.

회전초밥집 중에서는... 학동 사거리 기요스시가 제일 괜찮았는데 없어졌고, 교대역 아리마는 그루폰 등과 무제한이용권 장사 하는 것을 보니 맛이 간것 같고, 강남역 사카나야는 어떤지 모르겠다. 갈데가 없다.

생각났다.교대근처 김뿌라 라는 소박한 초밥전문점이 있다. 회전초밥집은 아니지만 세트메뉴 외에 단품메뉴도 주문 가능하다. 이 집에서 생각나는 것은 삶은새우초밥이다. 이마트나 부페에서 보고 질리는 그런 퍽퍽한 새우초밥이 아니고 두툼해서 식감이 좋고 맛난 새우초밥이었다. 유명 회전초밥집 보다도 좋았다. 주방장에게 물어보니 새우초밥용 새우팩을 받아서하는게 아니고 직접 새우를 골라서 손질하고 삶은 새우로 만든단다. 역시 초밥집은 주방장이 중요하다. 이 집 초밥의 특징은 초밥에 올린 재료(네타)가 두툼한데 있다. 단품가격은 여타 집과 비슷해도 내용이 실해서 가격이 착하다라고 할 수 있겠다. 시메사바도 괜찮았다. 또 날이 살짝 더웠을 때 시메사바는 포장도 안해주는 믿음직함도 좋았고. 서래마을에서 이사한 후에는 잘 안가졌는데 다시 가봐야 겠다.

시메사바 프로젝트시메사바는 사실 만들기가 어려운 음식이 아니다. 아주 초간단 버전으로 하자면, 싱싱한 고등어를 준비해서

1. 가운데 뼈를 중심으로 양쪽 살을 떠내는 세장뜨기 작업하고

2. 세장뜨기한 고등어 토막을 굵은 소금에 30분 ~ 2시간 절인 후

3. 소금을 털고 물로 씻어낸 후 물기를 쪽 짜내서(물로 안씻는 경우도 있는것 같다) 식초에 10~30분 절여서 꺼내어 주방용 타월등으로 물기를 싹 제거

4. 절인 고등어 살에서 맨 바깥쪽 투명 껍질을 벗겨내면 완성이다. 혹여 남은 잔가시는 쪽집게로 뽑아낸다..

더 복잡한 버전이라봐야 식초에 청주, 레몬, 양파, 생강편을 더 넣는 정도이다.

그렇게 만든 시메사바 한쪽 살을 회썰기(눌러썰기)로 썰어내고 그 위에 쪽파 다진생강 조금 얹어 내먄 약 이만원 짜리 안주다. 즉 이천원 삼천원하는 고등어 한 마리가 사만 얼마짜리 귀하신 몸이 된다. 물론 유명 시메사바 전문점을 기준한 가격이다. 인사동에 있는 일본인이 운영하는 시메사바전문점 미야비야.

작년 겨울에 시메사바를 집에서 만들고 싶었는데 준비가 부실해서 그냥 넘어갔었다. 이번 겨울에는 미리미리 준비하고 한 열마리 넘게 만들어서 아는 사람들도 나눠주고 양껏 먹어봐야 겠다.(물론 안주로...) 이제 자가 시메사바 프로젝트를 계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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