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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부엌칼 미야비 5000MCD SG2 본문
쌍둥이칼로 유명한 독일 행켈(Zwilling J.A. Henckels)사의 주방식도는 세계 100대 명품에 꼽혔더랬다. 쇠를 다루는 기술력과 제품이 좋아서 또 명품 마케팅을 잘해서 주방용 칼제품으로 세계적인 기업으로 우뚝 섰다.
매출이나 브랜드력 측면에서 보면 주방용 칼제품의 지존이 되었는데 제품 성능 및 기술면에서도 지존으로 서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 바로 칼 잘만드는 일본 업체들 때문이었다. 결국 행켈사는 자사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려고 2004년 일본 도검업체들이 몰려있는 세키(Seki) 지역의 고급칼 OEM 전문업체 니파(Nippa)사를 사들였다. 그러고는 2004년말 일본 도검기술을 적용했다면서 최고급 제품군인 Twin Ceramax M66라는 제품라인을 내 놓았다.
Ceramax M66는 일본의 카타나(Katana, 일본도)를 만들 때와 같이 연철과 고탄소강을 붙혀서 만드는 접합강 공법이 적용된 제품이다. 칼의 강도(경도)를 나타낼때 HRC라고 다이아몬드의 경도를 기준한 상대적인 경도로 표시하는데 M66의 칼날은 66이란다. 일반인이 손에 넣을 수 있는 최고의 경도이다. 가장 잘든다는 최고급 일본 생선칼들의 경도가 63~67이니 Ceramax M66은 상당한 고급칼이었다. M66은 경도 65-67인 Micro Carbide 66 Steel의 평균 경도를 잡아서 정한것 같다. 8" 쉐프칼(Chef's Knife)의 아마존(Amazon) 가격이 330불인가 했다. 칼이 경도만이 다는 아니기에 내 개인적으로는 한국에서는 팔지도 않는 M66보다는 일본제품인 슌(Shun)과 카수미(Kasumi)에 관심이 있었다. 그 칼들은 아름다운 문양을 자랑하는 다마스커스 공법으로 만든 칼이었기 때문이다.
(경도만 따지자면 80이 넘는 세라믹칼이 제일 좋아야 하는데 그건 아니다.)
2008년, 행켈은 미야비(Miyabi)라는 브랜드를 띄운다. 당시 고급칼의 대명사로 인식되었던 일본 슌(Shun)에 대응하려 했던것 같다. 미야비라는 이름뿐만 아니라 로고에도 한자를 넣어서 일본산이라는 냄새를 팍팍 풍기게 했다. 이 미야비의 제품라인에는 카이젠(Kaizen), 5000MCD SG2, 7000MCD이 있고 그 외에 유명 쉐프와 콜라보한 모리모토(Morimoto) 제품라인과 미국의 유명 커틀러리 판매업체 Sur La Table 전용 제품 라인 등 여러가지가 있다.
앞에 든 세 제품 라인들은 다 내가 관심있어 하는 다마스커스(Damascus)공법으로 만든 칼인데 그 겹수가 64겹, 101겹, 133겹이란다. 카이젠은 슌에 적용된 VG10과 같은 종류의 금속의 칼날에 64겹 다마스커스 칼이다. 칼날경도 60정도 란다, 8인치 식도기준 170불 정도로 가격도 좋다. 딱 슌 클래식 라인을 겨냥한 제품인듯 하다.
7000MCD는 톱라인 제품으로 132겹으로 접고 그 사이에 경도 66를 자랑하는 MC66 칼날을 집어 넣은 제품이다. 너무 아름답다. 8인치 쉐프칼이 380불 한다. 이렇게 아름다운 칼이 그정도 가격 밖에 안한다는 것이 놀랍다. 그나저나 Amazon등 미국 사이트들 여러군데를 뒤져봐도 Currently unavailable이고 다들 재고도 없다.
5000MCD SG2는 정식 명칭이 Miyabi 5000MCD Birchwood SG2 이다. 여기서 Birchwood는 박달나무의 일종인데 손잡이 재질을 표현 한것이다. 100겹 가운데에 경도 63의 칼날 Layer를 집어 넣어서 101겹이다.
Miyabi 5000MCD 사진이다
.
아래는 다마스커스 패턴의 아름다움이 잘 드러난 미야비 7000MCD 사진이다. 역시 접은 겹수가 많은 만큼 그 아름다움도 배가된듯하다. 손잡이 부분도 고급스럽고 다 좋다. 사용하는 입장에서 보면 손잡이 부분 때문에 5000MCD SG2가 더 마음에 든다. 즉 7000MCD는 너무나 아름다워서 소장용으로 갖고 싶고 실사용은 5000MCD가 더 좋아보이는 것이다. MCD5000의 손잡이는 표면처리 없이 그냥 기본 가공만 된 무늬자작나무(Masur birch wood 일종의 박달나무) D자모양인데 물에 젖은 손으로 잡아도 미끄러지지 않을 것 같다. 일본 회칼의 단순한 나무 손잡이를 잡아보면 미끄러운듯한 감이 전혀 없다. 이런 살짝만 대여도 살이 쩍쩍 벌어지는 무시무시한 절삭력을 자랑하는 칼들은 사용 중에 손에서 놓치면 대형참사가 일어날 수 있다. 이 칼들은 칼자루와 칼날 부분간에 균형이 잡혀있어 사용성을 늘리고 피로도를 줄여준단다.
슌 제품라인에도 물론 SG2강철로 된 경도 63의 칼날을 가진 제품이 있다지만 다마스커스문양은 미야비에 비할 바가 아니다. 전혀 비교가 안된다. 미야비는 무늬의 콘트라스트도 좋아 보인다.(사진은 찍기 나름이라서 실제와는 조금 다를 수도 있다.)
칼의 형태
일본사람들이 자기네 주방용 칼의 형태를 산도쿠(Sandoku)라고 하는데 세가지 덕이라는 뜻의 한자 3덕의 일본 발음이다. 썰고 자르고 또 ,,, 까먹었다. 아무튼 이런저런 용도에 다 좋다는 뜻이란다. 사진 중 맨위의 슌의 칼 모양이 그것이다.
산도쿠 형태는 칼날이 사양식 쉐프칼 보다 일자 형태로 되어 있다, 이것 때문에 도마에 칼날면의 접촉이 더많아져서 좋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 쉐프칼의 둥근 형태의 칼날은 숙달된 사용자에게 칼날을 거의 떼지 않고 앞뒤를 위 아래로 들어올렸다 내렸다 흔들흔들 하면서 재료를 재빠르게 써는 방법(rocking motion)을 보다 더 원활케하는 등 사용성(control)이 높기 때문에 더 좋다는 사람들도 있다. 후자는 아마 전문 종사자들 쪽인듯 하다.아무튼 쉐프칼 형태의 날 길이 20cm 칼은 주방에서 거의 만능의 다용도 칼이다. 자르고 썰고 다지고 으깨고. 고기나 생선이나 채소나 뭐든. 생선 오로시 할 때도 유용하다.
5000MCD SG2 쉐프칼의 칼날 형태는 양면날이고 각도는 합쳐서 19도로 세워 놓았단다. 행켈은 전통적으로 합쳐서 30도 정도 였던것 같고 미국의 벅나이프(Buck Knife)사에서 밝힌 최적의 칼날 각도가 26도(편면 13도 합쳐서 26도) 였던 것에 비하면 상당히 예리한 일본적인 각도이다. 이렇게 하면 절삭력은 높아지나 세워진 날의 유지력은 떨어진다. 즉 더 자주 갈아줘야 한다. 이런 칼에는 플라스틱 도마 말고 편백나무(Hinoki) 도마가 좋다. (칼날 보호 때문만이 아니고 원래 편백나무 도마가 좋다. 자체적인 항균작용에 치톤피드도 많이 나온다잖나)
겹수에 대한 의문 그리고 추측 다마스커스칼은 철괴를 두드려 펴서 한번 반으로 꺽어서 접으면 2겹이 되고 이것을 다시 두드려 펴서 또 반으로 접으면 4겹이 되는 식이다. 즉 2배수로 겹수가 증가되어 8겹 16겹 32겹 64겹 128겹 256겹이 되는 것이다. 어째서 100겹, 132겹이 나왔는지 궁금했다.(난 천상 공돌이다)
5000MCD나 7000MCD의 다마스커스 무늬가 잘나온 사진을 보면 칼날면을 제외하고 대략 3단층이 지어져 있는것이 보인다. 이를 바탕으로 추측해보면 3단+4겹 으로 되어있다는 생각이 든다. 100겹을 단면 50겹으로 놓고 보았을 때 단순하게 3등분해서 생각하자면16겹 +16겹+16겹 +2겹 즉 16겹짜리 3개를 만들고 그 사이에 접합을 해주는 겹이 하나씩 들어가서 2겹이 더늘면 딱50겹이 된다. 이런 생각과 사진상에서 보이는각 단의 밀도까지 감안해서 보면 실제로는 칼날1겹+32겹 그 위에 접합겹 +8겹 + 접합겹 + 8겹 해서 만들었지 않나 싶다.132겹도 그와 유사한 방법으로 만들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컬날1겹+32겹+접합겹+16겹+접합겹+16겹.
PS:
행켈에는 Kaizen, 5000MCD, 7000MCD 말고도 Bob Kramer라는 유명 철공장인과 콜라보해서 만들어낸 다마스커스 칼이 있다. 이 Kramer 라인은 마치 숫사자가 풍성한 갈기로 덩치를 크게보이게 해서 위엄을 드러내듯이 그 크기가 크고 디자인도 몹시 남성적이다. 키 190, 200에 몸무게 130, 140Kg 가 넘는 거구의 서양인이 쓰면 맞을것 같다. Kramer라인의 다마스커스 문양은 인위적인 부분이 많아서 개개인에 따라서 호불호가 갈릴것 같다. 가격은 400불대다. 이것도 일본 Seki 공장에서 만든다. 행켈이 이런 일반 판매용으로는 초고가인 제품을 내놓는 것은 최고급식도 분야에서도 우위를 잃지 않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이이제이. 5000MCD, 7000MCD는 소량생산 초고가칼이 아닌 일반 판매용칼로는 최고의 성능과 아름다움으로 평가 받고 있다.
남자들이 취미를 가지면 장비부터 연구하고 하나 하나 갖추기 시작한다. 소위 말하는 장비병이다. 요리 취미에서도 마찬가지다. 어느 요리 동호회 였는지 캠핑 동호회였는지에서 보니 각종 칼을 비롯해서 요리 기구만 수 백만원 어치를 사들인 사람도 있었다. 심지어 어떤 사람은 퐁듀를 오리지날스럽게 먹겠다고 인터넷을 한참 뒤져서 스위스제 빈티지 퐁듀 용기를 해외에서 사오는데 거의 백만원을 썼는데 너무 좋다고 자랑질을 하더라.
요즘 안경도 안쓰고 아이패드에서 작성하다 보니 오타가 너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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