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흐르고

오징어국 - 숙성이 필요하다? 본문

Food & B

오징어국 - 숙성이 필요하다?

고부운 2013. 5. 12. 18:10

오징어국은 고기를 먹지 않는 내게 어머님이 잘 끓여 주시던 단골메뉴 였다. 이 오징어국이 먹고 싶은데 문제는 단일 메뉴화 시키기 어려운 국이라 파는 데가 없다는 것이다. 해서 어머님의 오징어국을 재현 하기로 맘 먹고 여러가지 시도를 해봤다.

오징어국의 기본적인 레시피는 아주 간단하다. 오징어 2마리 기준 무우 반토막 고추장 고추가루 후추가루 생강즙 다진마늘 대파 까나리액젓 1TS 참치액 1TS 맛술 2큰술 정도다. 고추장은 원래 오징어 한마리당 1큰술 정도 넣었는데 요즘은 맑은게 좋아서 1TS 또는 반TS 정도로 줄이고 고추가루, 후추가루는 적당히하고 다진 마늘도 오징어당 1TS 정도 넣던 것을 그냥 1TS 혹은 반TS 정도로 줄였다.

조리법은 멸치/다시마 혹은 다시마 육수를 내고 한입 크기로 어슷 혹은 나막 썰기한 무우와 미리 개어둔 양념장을 풀어 넣고 무가 익을 때까지 끓이다가 미리 썰어둔 오징어를 넣고 끓이면서 소금으로 간을 맞추고 썰은 대파를 얹으면 된다. 양념장은 미리 개어두는게 좋지만 요즘은 귀찮으면 각각 양념을 그냥 국물에 풀어 버린다. 오징어 손질 할때 껍질을 벗겨내라는 사람들도 있는데 오징어 껍질에 타우린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나는 그냥 썬다. 문제는 이렇게 해서 끓인 오징어국이 맛이 별로다. 어머님이 끓여주시던 그 맛이 아닌 것이다.

검토 결과 매직 MSG의 부재에 따른 맛의 결여인데 극복할 방법은 간단하다. 뒀다 먹어보면 알게된다. 답은 숙성인 것이다. 무우가 오징어의 성분을 국물로 녹여내고 익은 무우의 단맛이 국 전체로 퍼질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다. 최소 한 4시간 정도 걸리지 않나 싶다. 이렇게 숙성 시킨 후 다시 끓여 내면 맛있는 오징어국이 된다.

다만 조심 할 것은 만든지 너무 오래된 오징어국은 오징어 진이 너무 빠져서 국물은 괜찮으나 오징어 자체는 퍼석해져서 식감이 떨어지고 맛이 없어진다. 한끼 혹은 최대 두끼 먹을 정도만 해서 먹는것이 좋을 것 같다.



자꾸 끓여서 짭조름 해진 오징어국에 소면을 말아 먹으면 ... 아오!


처음 음식을 만들 때에는 맛에 자신이 없어서 그랬는지 된장 고추장 간장 다진 마늘 파 후추 등의 양념을 강하게 많이 썼다. 요즘은 그 양념의 양을 빼기 시작했다. 양념에 묻혀 원재료의 맛이 가려지면 안된다는 생각이 들다.

 

'Food & B' 카테고리의 다른 글

면사랑  (1) 2013.06.02
산낙지 연포탕  (0) 2013.05.30
만원의 행복 - 광장시장 모듬회 1인분  (0) 2013.05.06
광장시장 열무냉면  (1) 2013.05.03
튀김두부 - 아게다시 도후  (0) 2013.03.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