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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흐르고
말린 갈치 조림 본문
어릴적에 먹었던 밥반찬 여러가지를 잊고산다. 그래도 가끔은 한정식집에서 백화점, 2마트의 반찬가게에서 반가운 반찬을 만나기도 하는데 어제는 동네의 재첩국과 회,막회를 파는 집에서 말린 갈치조림 반찬을 만났다.
전날 마신 술에 다음날 저녁까지 속이 편치가 않았다. 재첩국으로 속을 풀을 요량으로 지나다니면서 한 번도 들어가지 않았던 대치동 사거리 할매재첩국부산막회집을 찾았다. 저녁 7시가 넘은 시간이었는데 겉보기보다 꽤 넓은 식당의 방과 홀 테이블이 만석이었다. 혼자 식사하겠다고 하기가 미안했으나 속이 속이라서 쥔장에게 혼자라고 했더니 조금 불편할껀대 괜찮겠냐며 사람들 틈에 끼인 자리 하나를 내주었다.
자리 잡고 앉으니 쥔장은 바쁜김에 메뉴도 주지 않고 재첩이요? 해서 얼떨결에 고개를 끄덕였다. 앉고나서 살펴보니 메뉴판은 사방벽에 다 붙어 있는데 재첩정식 8,000원이 제일 싸다. 재첩진국은 12,000원. 회, 막회, 뽈락, 등이 있는데 특이하게 다금바리 회가 있다고 되어있다. 다금바리 다금바리 저거 귀하다는 건데 진짜일까? ...
기다리던 재첩정식이 나왔다. 그런데 반찬 중에 떡하니 말린갈치조림이 있는게 아닌가. 이십 몇 년전 분가한 이후로 한번도 먹어보지 못했던 반찬이다. 훅하니 반가운 마음이 일었다. 어머님이 만들어 주시던 그대로인 추억의 반찬인거다. 자세히 살펴보니 어머님이 해주시던 만큼 깔끔하지는 않으나 이게 어디냐.
짠 반찬 빼고 깨끗하게 비웠다. 재첩국은 당연스레 시원하고 좋은데 부추가 너무 많아서 재첩국맛을 느끼는데 방해가 된다. 다음에는 부추를 한번에 다건져 먹고나서 먹어야 겠다. 음식점에서 음식사진 찍는게 영 불편하다. 어제는 사람들 사이에 낑겨서 먹느라 사진 찍을 엄두도 못냈고, 오늘 한번 더 가서 슬며시 찍었다. 저 갈치조림이 일회성으로 나온 것인지 쥔장에게 물어보니 고정으로 나오는 반찬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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