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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me passes

멋진 외쪽 신발

고부운 2013. 9. 30. 12:35


오늘도 동네에서 마주친 외발 노인네. 깨끗한 알미늄 목발 양 옆에 끼고 검은색으로 코디한 군모에 입성도 깔끔하다. 7부 바지, 긴 양말에 신발은 담록색, 갈색, 베이지색 들어간 끈매는 가죽신, 너무 멋지다. 다만 오른 쪽은 빈 바짓단만 하늘 하늘 늘어져 있다.


사진 한장 찍고 싶었다. 오후 늦게 길게 누운 햇빛에 목발, 다리, 멋진 신발, 빈 바짓단 그리고 목발에 그 긴 그림자를 뒤에서 잡으면 좋겠다 싶은데 말을 못했다.


지난 번 어느 눈이 시리도록 햇빛 화창했던 날에도 이 노인네의 외발에 신켜진 멋진 신발을 보았었다. 어디서 샀냐고 물어보고 싶을 정도로 너무 멋진 신발.


다른 쪽 신발들은 어디 있을까 생각하니 마음이 저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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