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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동, 소바 쯔유

고부운 2014. 6. 8. 18:23

날은 덥고 배고픈 김에 동네 음식점에서 판모밀을 먹었는데 엄청 실망 했었다. 몇 일전 딸아이와 일본 음식이 맛있다는 이촌동에 갔다가 배부름을 무릅쓰고 인터넷 상에서 유명한 동문우동집의 유부우동을 먹어 봤는데 썩 흡족치 않았다. 우동에서 좋아하는 것중의 하나가 유부우동인데 너무 기대가 컸었나보다.

내게 동문우동집의 유부우동에대한 기대를 갖게 해준 블로그에서 따온 사진. (양해를 구해야겠다.)

 
 

이런 저런 실망 끝에 자루우동, 자루소바와 유부우동을 상시 직접 해먹기로 결심하고 재료를 찾았다. 사실 자루소바 자루우동은 그 전에도 집에서 만들어 먹던 것들이라서 문제가 없으나 이번 여름 내내 먹으려면 우동 소바 소스가 많이 들어갈 터인데 직접 만들기는 너무 번거롭고 시간이 걸리며 가쓰오부시 등 재료의 가격도 만만치 않아서 그냥 쯔유를 쓰기로 했다.

그래서 찾은것이 일본 미즈칸 쯔유다. 우동국물 내고 자루소바 자루우동 소스낼때 쓴다. 국물 내는 번거로움을 단번에 해결해준다. 이 미즈칸 쯔유1.8L는 코스트코에서만 볼 수 있고 타 판매사이트에서는 작은 사이즈만 있거나 코스트코구매대행제품을 올려놓은듯 하다. 원래는 아래 사진속에서 보이는 오뚝표 소스를 소바용으로 썼었는데 우동까지 해먹으려니 사용량이 많아질것인데 가격이 비싼 문제도 있지만 우동의 경우 소바 소스때보다 국물 맛에 더욱 민감해질터라서 나름 유명한 미즈칸 쯔유를 선택한 것이다. 코스트코에서 2병 사왔다. 미즈칸 쯔유 1.8L에 9,000원이고 국시장국은 350ml에 3,000-4,000원 한다.

유부는 인터넷에서 2kg을 주문해 놓았다. 유부우동을 집에서 만드는것과 가게에서 만드는 것과의 차이는 뭘까? 바로 유부를 다루는 방법인데 한국 주부들은 유부를 쓰기전에 소금 살짝 풀은 물에서 한번 끓여내어서 기름을 빼버린다. ㅎㅎ 유부 튀긴 기름을 믿지 않는것이다. 서글픈 현실을 반영한 생활의 지혜겠다. 가게에서는 당근 납품 받은 유부를 그냥 썰어 넣는다. 아마도 인스턴트 라면 의 면을 튀길때 쓰는 팜유가 몸에는 많이 나쁜데 라면맛에는 일조를 하는 그런 식이 아닐지.

양옆 미국산 보드카1.75L와 스페인산 올리브절임은 코스트코에서 충동구매한 것들이다.

올리브는 엄청나게 짜서 한 세시간 맹물에 담궈서 염분을 빼야 먹을 수 있다. 안주로 생각하고 산건데 망했다. 언제 이따가 한잔해야지 하고 미리 준비한다는 말인가. 파스타 할때나 간간이 써야할듯.

보드카는 샘 아담스 맥주가 매대위 랙 높은 곳에 비닐로 꽁꽁싸매져 있고 정작 매대에는 안풀어 놓아서 화중지병이고 와인은 얼른 마음에 드는 것을 찾을 수가 없어서 (분한 마음에?) 선뜻 카트에 잡아 넣었는데 가격이 착한 때문이기도 하겠다. 나는 원래 보드카를 좋아한다. 뒷끝 제로다.

 

우동은 원래 우돈이 맞는 발음이겠으나 우리말에서는 우동이 표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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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먹어가며 자꾸 음식 욕심만 는다. 뭐가 먹고 싶어지면 참지를 못한다.

광화문 근처로 출근하던 시절 즐겨먹던 변호사회관내 우동집의 김치우동이 생각난다.

연전에 어느 음식점에 김치우동이 그럴듯한게 있어서 시켰다가 망한 적이 있었다. 한입 먹고는 맛이 이상해서 뒤져보니 김치우동 속에 돼지비계가 한점 큰놈으로 떡하니 들어있었던거다. 나참 김치찌개도 아니고.... 나는 다른 것으로 바꿔달라고하면서 (기대하던 것을 못먹고 또 못먹을것을 한입 먹은) 분노를 간신히 참았고 반대로 쥔장은 김치에 당연히 돼지비계지 별걸 다가지고 ㅈㄹ하는 별놈 다 보겠다는듯이 나를 쳐다보았다. 내 속에 그런 이물질이 조금이라도 들어가면 내가 얼마나 오랫동안 언짢해하고 속 거북해 하는지 알지 못하니 그런게다.

김치우동에서는 그거 굵직하고 쫄깃한 면발이 생명인데 어디서 구한다? 사누끼 우동 생면... 킴스클럽의 사누끼우동 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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