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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이야기 - 1군단사령부 (6)

고부운 2013. 12. 4. 14:22

이제 나의 군대이야기도 끝나간다. 기억나는 에피소드는 거의 다 나왔고 남은 것들은 보안부대 업무나 당시 상황과 너무 밀접하게 관련된 이야기 등등' 이기 때문에 쓸 수가 없는 것 들이다.


군단장에게 경례 아니 결레

어느날 졸병과 함께 점심을 먹고 사무실로 돌아오는데 앞에서 일군의 장교들이 마주쳐 오는게 보였다. 반짝 반짝 대위 계급장을 단 사람이 맨앞에 있었다. 아무 생각 없이 이들을 지나치려는데 그 앞장 선 사람 뒤에 따라오는 장교들이 영관급인게 보였다. 이상해서 앞장 선 사람을 곁눈으로 보니 대위가 아니고 3성장군이다. 군단장이었다. 허걱 바로 옆으로 돌아서 군단장을 쳐다보며 경례를 했다. "충성!" 군단장은 지나치다 말고 돌아서 경례를 받았다. 그 일행이 지나가는데 켕겨서 돌아보니 역시 군단장 전속부관 모 대위가 뒤돌아보며 눈이 찢어져라 나를 째려 본다. 군단장이 가다말고 멈추고 돌아서서 경례를 받도록 한것은 군대적인 관점에서보면 명백한 결례임에 부관이 노한것이었다. 쫒아와서 관등성명 적어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겠다. 그렇지만 내가 경례시 붙힌 '충성' 은 1군단 경례 구호와 다르고 해서 순간의 망서림 끝에 포기 했을지도 모르겠다. 나는 교만해서 또 기본적으로 경례를 할 마음이 없으니 자주 이런 실례를 했다.

보안부대장, 어느날 군단에 별 약 30개 정도 뜬 날이 있었는데 우리 군단보안부대장도 그 별들과 같이 헬기에서 내렸다. 그런데 유일하게 부대장 혼자서만 모자를 벗어들고 있었다. 별 없는 자기 모자가 쪽팔려서리 ... (장군들이 헬기에서 내리는 장면을 보고 있던 우리 졸병들끼리의 짐작이었지만 정확할게다)

당시 부대장은 중령이었는데 사석에서 당시 군단직할 모 여단장 모 준장한테 "자네는 말이야 ....

삼청교육대

삼청교육대가 1군단 산하에도 생겨서 한번 가보고 싶었었는데 가보지 못했다. 놀라웠던 것은 삼청교육대에서 심한 훈련,구타 및 탈영자 사살 등으로 이런 저런 사망자가 발생하는데 군단장 등 장군들은 아무렇지 않게 생각했다. 탈영자는 없도록 주변 경계 강화 지시나 내리고 ... 지금 생각해 보니 그런 장군들의 분위기를 받들어서 현장에서는 아마도 살인면허를 가진듯 행동 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기사 사단장 군단장 군사령관 정도되면 그런 사건 사고에 따른 보고에 익숙해 지기도 하겠다. 사단은 몰라도 군단장 정도 되면 거의 매일 휘하 부대에서의 사건, 사고 등등에 따른 사망자 발생 보고를 받게 된다.


위문공연

어느날 1군단 보안부대로 위문공연단이 왔다. 군단장은 바베큐용 통돼지와 술을 보내왔고 ... 그날 저녁 모든 부대원은 최소인원 외에 업무 전폐하고 모였다. 그 위문 공연은 TV에서 보는 공연 관람하는 식의 군부대 위문공연 같은 것이 아닌 파티 행사 같은 것이었다. 아마도 정권 창출부대로써의 자축 혹은 치하 파티였지 않나 싶다. 유명 여자 연예인 외에 많은 여자들이 왔는데 아주 질탕한 군대식 술자리 였다. 술과 음식이 넘쳐 흘렀고 여자도 많 ... 사병 빼고는 원하는 사람은 다 ... 그런 식의 위문공연이 다른 일반부대에서도 있었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

전두환과 노태우의 차이

부대장이 설했다. '"전'각하께서 사령관 하실 때는 (보안사령부) 전국부대장 회의에 들어가면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으로 회의 내내 조마조마 했었는데 '노'사령관님이 오시고 나서는 마치 형님같이 대해주시고 가족적인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되었다"고.

나도 전이 보안사령관일때 두번 인가를 먼발치에서 본적이 있는데 멀리서 봐도 살벌한 기운을 몰고 다니는듯 했다.' 노'는 못보았다. 노사령관이 1군단보안부대 순시를 왔을 때 통신보안반 강상사가 관등성명을 대다가 실수를 했다고 했다. 지나가면서 주욱 악수를 할때 "상사, 강xx입니다" 하면 될 것을 "국군상사 강상사 입니다" 라고 해서 '노'가 크게 웃었다고 했다. 그것은 평소에 상대방을 놀릴 때 쓰는 보안부대식 인사법인데 그게 입에 배어서... "나 국군병장 이병장인데 서울전화 연결해봐 " 할 때 쓰는 ... 그 느낌 아니까 더 웃기는거였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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