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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me passes

인도 까마귀

고부운 2013. 6. 3. 16:10

SLRCLUB.COM이라는 사이트를 뒤적 뒤적 하다가 독수리를 이기고 매를 이겨내는 조폭 까마귀라는 포스팅을 보았다.

한국에서는 흉조라하고 요즘엔 보기 어려운 까마귀.

 
불현듯 인도 까마귀가 생각 났다. 한국에서는 보통 까마귀를 접하기는 어렵지만

인도의 수도 뉴델리의 하늘은 까마귀가 지배하고 있다. Most probably 지금까지도. (간만에 영어 좀 썼다.ㅎㅎ 이 표현을 모르겠다. T.T )

인도 까마귀는 생김새가 내가 생각하는 한국 까마귀와는 달랐다. 마치 까마귀와 까치 중간인듯이 느껴졌다.
 
내가 한창 인도로 출장다니던 어느 날. 밝았으나 해는 아직 안뜬 이른 아침. 뉴델리 시내 중심가에 위치한 메리디앙 호텔 내 방에서 밖을 내다 보고 있었다. 내 방은 도심 쪽을 방향으로 창이 났고 6층인가에 있는 풀장이 한눈에 바로 내려다 보이는 (특로얄?ㅎㅎㅎ) 위치 였다. 엉큼하지만 한 달이면 방값으로 6천불을 넘게 내는 장기투숙 VIP에 대한 예우로 프론트데스크에서 알아서 준 방이다. 어느 한

부지런한 인도 친구가 수영을 시작했다. (독탕이다. ㅎㅎㅎ) 입수하고 나서는 풀장가에 앉아서 풀장물을 마시는 까마귀 한 마리를 보고는 물 뿌려서 쫏아냈다. '어디서 더러운 주디(부린가?)를 갖다 대는거야.' 하는 듯이.

 

 

그랬더니 이 까마귀 녀석이 자기한테 물뿌린 사람을 공격하려는지 이 사람이 수영하는 내내 그 위를 빙빙 맴돌며 따라 다닌다. 명백한 적의와 공격의사를 내 보인다. 수영하던 친구는 그런 까마귀가 부담스러웠던지 풀장을 두세번 왔다갔다 하더니니 바로 들어가 버렸다.

그 까마귀는 다시 풀장가에 앉아서 태연스레 물을 마셨다. 한 껏 승리의 기분을 내고 있었는지는 모를일이다. 아무튼 보통 넘들이 아니다. 건드리지 말아야 겠다 싶었다.

 

-

그보다는 몇 달 전 쯤, 뉴델리 북쪽 데라둔이라는 도시의 외곽 숲속에 위치한 국영통신사업자의 위성지구국을 방문한 동료가 있었다. 그 친구가 숲속을 좀 거닐다가 자기를 빤히 쳐다보는 인도 원숭이를 발견하고는 왜 꼰아 보냐는 뜻에서인가 장난 삼아 돌을 던졌단다. 그랬더니 그 원숭이가 화를 내면셔 소리를 질렀고 그에 맞추어서 원숭이 들이 모여들어서는 이 친구를 쫒아 오더란다. 이 친구 바짝 쫄아서는 '엄마니야'하고 몸서리치며 위성 지구국으로 도망쳤단다. 데라둔의 하누만 사원(원숭이신 모신곳)이나 이런데 가면 사원내에 사람 다니는 길가에 원숭이들이 진을 치고 있는데 조심해야 한다. 이 쉐리들 조폭이다. 안경, 선글라스은 물론 손에 들고 있는 것도 채가서는 튀는 둥 쉽지 않은 놈들이다. 내 경우는 뒷주머니에 있던 여권을 채가서는 한 귀퉁이를 통째로 찢어내버렸다. 엄청난 악력이다. 간신히 되찾았지만 그렇게 되면 그 여권 무효가 된다. 다시 발급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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